禪家第一句인 向上一路는 참생명의 모습(眞相)이기에 모양이 없고(無相) 흔적도 없다(無跡). 신령스러운 거북이는 꼬리를 흔들어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지만 그래도 꼬리의 흔적은 남기에 일이 끝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꼬리의 흔적마저 말끔히 없앤 보살의 무진만행(無盡萬行), 무상대도(無上大道)가 향상일로다. 이렇게 말로 허물을 짓는다면  불조(佛祖)께서 용사(容赦)하실까? 비록 용사하시더라도 제불고조(諸佛古祖)의 면목에는 크게 못 미치고 어긋나리라.

저 유명한 보현행원품을 보면 보현행자는 십대원을 행함에 ‘몸과 말과 뜻에 조금도 지치거나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염염상속(念念相續)하여 끊임이 없게 하되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면 나의 행원도 다하려니와 허공계, 중생계가 다함이 없으므로 나의 행원도 다함이 없다’고 하셨다. 그렇다. 바로 그 귀착점이 향상일로가 아닐까.

선(禪)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까, 사뭇 궁금하다. 그래서 선적(禪的)인 삶이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왜 필요한 것인가를 밝혀 여래의 진실한 뜻을 모두 이루어야 하리라. 결국 선의 귀착점은 보살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위없는 보살행은 보현대도(普賢十願)이며 향상일로이리라. 또 향상일로는 구세대비이며 구국구세이고 세계평화다. 그러므로 향상일로는 무엇을 향한 향상일로이겠는가. 책을 떠난 책 가운데를 천착하라.